14일 오후 2시. 남원시 도통동 부영2차 아파트 노인정 할머니 방은 마치 초등학교 교실처럼 왁자지껄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손톱
두 개만 매니큐어를 바르려면 진한 색으로 해야죠. 그래야 색깔이 튀죠.”(강영자 부녀회장. 71)
“시집 안갈테니 대충해 줘요.”(이순네
할머니, 83).
“복숭아 색깔이 예쁘네요.” “하하, 그런가요, 그럼 나도 해줘요.”
“매니큐어 말랐으면 박수 한번 쳐
볼까요.”(안요복 상담사)
이곳은 남원시노인복지관이 우울증과 고독감,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동년배 상담’ 현장이다. 이날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11명의 할머니가 함께했다.
▲ 지난 14일 오후 남원시 도통동 부영2차아파트 노인정에서 노인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남원시)
한창 떠들썩한 할머니 노인정에 안동엽 노인회장이 방문했다. 남원시가 어르신
일자리사업 일환으로 내년부터 추진하는 경로당 건강관리 코디네이터 양성, 운영사업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귀를 쫑긋하고 듣던 할머니들은
이구동성 “나도 할 수 있다”고 말하고 나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또 한바탕 웃음보따리를 터트린다.
분위기는 사금순 운동교실 선생님이
오면서 무르익었다. “관광차 탔다고 생각하시고 신나게 한번 놀아볼까요.” 말이 끝나자마자 음악소리에 맞춰 한바탕 건강박수, 팔 다리 지압박수가
이어졌다.
남원시노인복관은 올 역점사업으로 노인들의 우울증과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힐링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복지관내에 힐링
상담센터를 개설하고, 매주 화․목요일에는 가정이나 노인정을 방문해 이야기 동무가 돼 주고 있다.
안요복 힐링 상담사는 “말할 수
있는 상대가 없어서 혼자서 가슴앓이를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상담사들이 방문해 이야기만 들어줘도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특히 “경제적인 고통과 외로움을 호소하는 노인들이 많다”며 “어렵고 외로운 노인들에게 큰 희망을 선물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2013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1만4,427명이 자살로 사망했다. 하루 40명, 37분 마다 1명이 목숨을
끊은 셈이다. 노인자살 실태도 심각해 ‘2011년 노인실태 조사‘ 결과 노인 중 11.2%가 자살을 생각해 봤다고
응답했다.
/최재식 기자 | jschoi9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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