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종뉴>
남원시 ‘대복사 동종’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 지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남원시는 28일 남원시 왕정동 대복사에 있는 ‘동종’이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예고 됐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지정 예고' 이후 문화적 가치나 또는 학술적으로 이견이 없을 경우 오는 4월 중순께 정식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사진=입상연판문대>
남원시에 따르면 ‘대복사 동종’은 전체 높이 96.3cm, 입지름 58.5cm의 쌍룡의 종뉴(鍾鈕), 즉 ‘종의 꼭지부분’에 장식이 된 동종이다.
종 몸체에 새겨져 있는 제작배경과 제작자, 재료 등을 담은 ‘주종기’를 통해 승려장인 정우(淨祐)가 신원(信元) 등 7명과 함께 1635년(조선 인조13) 제작하였음을 명확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남원시와 문화재청은 처음 영원사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되었다가 영원사가 폐사되면서 이후 현재의 봉안 사찰인 남원 대복사로 이안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작을 주도한 정우와 신원은 17세기 전반에 재건 불사가 진행되는 경기·충청·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친 승려 주종장(鑄鍾匠)으로 알려졌다.
<사진=종신(연곽, 연뢰)>
이들은 동시기에 활동하지만 외래 양식의 동종을 제작한 승려 주종장 설봉 천보(雪峰天寶), 일반 장인 김용암(金龍岩)과 달리 우리나라 전통 양식의 동종을 제작한 주종장들이다.
이들의 초기 작품인 남원 대복사 동종은 종의 어깨 부분을 장식하는 입상연판문대(立狀蓮瓣文帶), 상대의 뇌문(雷文),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보살입상 등 고려시대 동종 양식을 계승했으며, 종뉴는 쌍룡의 외래 양식을 절충한 것으로 평가됐다.
동시에 입상연판문대(종의 꼭대기 천판과 어깨 부분 경계에 둘러지는 장식)에 마치 연화하생(蓮花下生) 장면처럼 연출한 인물 표현, 불법의 전파와 국가의 융성을 기원하는 원패(불교의식구 중 하나로 기원하는 내용을 적어 만든 패 중 하나)를 도입한 점 등은 조선 후기라는 시대성과 작자의 개성을 담아낸 부분이라 할 수 있어 학술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다.
대복사 동종은 종신과 용뉴의 조형성이 쇠퇴하기 전 시점의 완성도 높은 범종으로 조선 전기와 후기의 과도기적 양상을 보여 연구 및 보존가치가 높다는 것이다.
문화재 위원들은 정우와 신원의 작품 양식과 활동 과정을 살필 수 있고, 17세기 중・후반에 활동하는 승려 주종장 사인과 태행의 동종 양식에 영향을 주는 가교적인 역할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선 후기 불교공예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문화재 위원들의 평가결과 주종기를 통해 제작 연대, 봉안 지역과 봉안 사찰, 시주자 및 시주 물품, 제작 장인 등 다양한 내력이 확인됐다”며 “기존 지정유산의 국가지정유산 승격과 신규 발굴작업을 통해 문화유산의 가치적 재조명을 지속적으로 해나겠다”고 말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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