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이 개관 5주년을 맞아‘김병종 40년, 붓은 잠들지 않는다’특별전을 개최한다.
21세기 한국의 대표 화가 중 하나인 김병종 화백은 생명의 존엄성과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작가로, 그간‘바보 예수’,‘생명의 노래’연작을 통해 국내와 해외에 이름을 알려왔다. 지난 40년 동안 세련된 현대미 속에 한국적인 여운과 정서가 관통하면서 주제 면에서 몇 번의 큰 변화를 작품으로 표현해왔다.
특히 그의‘생명의 노래’시리즈는‘생명’을 바탕으로 시를 쓰고 노래를 부르듯 자유롭게 한국적 미학을 표현하는 김병종 화백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번 특별전은 김병종 화백이 1980년대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화폭에 펼쳐온 회화 세계를 총 4부에 걸쳐 총 망라하는 전시다. 2일부터 내년 10월 29일까지 진행되며, 전시작품 수만 해도 약 200여점에 달하는 방대한 규모다.
가장 먼저 2일부터 11월 13일까지 열리는 제1부 전시에서는 <화홍산수, 송화분분(松花紛紛), 풍죽(風竹)>을 선보인다.
김 화백은 지난 1990년부터 약 10년의 간격을 두고 화홍산수, 송화분분, 풍죽을 순차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이 작품들은 모두 생명이라는 주제 아래 그려진 연작들로써, 생명의 귀함, 생명으로부터 받는 위로, 생명에 대한 예찬을 노래함으로써 많은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화면 중심에 활짝 핀 <화홍산수>의 붉은 꽃이 생명의 절정을 보여 준다면, <송화분분>을 가득 채운 노란 송홧가루는 생명의 무한한 잉태를 상징하고, <풍죽>은 임의로 불어오는 바람이 송홧가루를 끝간데 없이 날려 보내는 생명의 전달을 시각적으로 묘사했다.
1부 전시가 끝나면 11월 23일부터 내년 2월 26일까지 제2부 <바보 예수, 상선약수(上善若水)>가 이어질 예정이다.
‘바보 예수’는 바보로 보일 만큼 착한 예수를 수묵화로 그려낸 작품으로, 특히 유럽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동방의 낯선 화가가 서방으로 가져간 낯선 예수의 모습이 기존의 고정관념을 뒤흔들어버림으로써 한국화의 경계를 넘어선 걸작으로 꼽혔다는 설명이다.
제3부 전시는‘생명의 작가’답게 자연을 소재로 한 생명 시리즈의 부분으로 이뤄지며, <숲으로>라는 주제로 내년 3월 21일부터 6월25일까지 전시된다.
이 전시에서는 작가의 유년기 기억이 대담한 붓질로 발현돼 표현되며, 영국 대영박물관과 캐나다 온타리오 뮤지엄에 소장될 만큼 현대적이면서도 한국적인 여운과 정서를 내포하고 있는 작품들이 대거 전시된다.
마지막으로 제4부 <길 위에서-남미부터 북아프리카까지> 전시는 작가가 남미와 북아프리카 기행 중 깨달은 삶과 예술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긴 작품들이 전시된다.
남미에서는 하루의 고된 노동이 마무리되고 난 이후에도 춤추고 노래하는 그들이 삶을 이방인의 시각에서 화폭에 담았고, 북아프리카에서는 산업화로 훼손되지 않은 산, 강, 바다, 사람의 아름다움을 색으로 풀어냈다. 이 작품들은 자연과 인간, 인간과 생명의 관계성에 대한 이야기이자, 현대 문명의 폭주를 향한 단호한 경고이기도 하다. 4부 전시회는 내년 7월 4일부터 10월 29일까지다.
한편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김병종 화백이 400점이 넘는 작품을 남원시에 무상기증하면서 컬렉션의 기반을 갖춰 2018년 3월에 개관한 전원형 미술관이다.
지난 5년 동안 <묵향(墨香)>, <생명의 숲과 바다>, <시화기행(詩畫紀行)> 등 매년 특별전을 개최하면서 지역 시각예술 분야의 저변을 크게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독특한 건축물과 아기자기한 공간들,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고루 갖춘 까닭에 많은 관람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어 올해까지 약 30만 명의 누적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2년 한국 관광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미술관은 매주 월요일 휴관하며, 관람료는 없다. 전시문의는 063-620-5660로 하면된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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