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결혼식 풍경도 바꾸어 놓았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온 동네를 떠들썩하게 했던 함진애비의‘함 사세요’가 이제는 복고풍 드라마에서나 만날 수 있는 옛이야기로 변해버렸다.
2021 한복문화‘봄’주간을 맞아 지난 17~18일 이틀간 춘향골 남원에서 만난 전통혼례체험은 그래서 인지 마음 한곳을 간지럽히기에 충분하다.
조선후기에 결혼식 날에는 왕과 왕비처럼 인생 최고의 날이 되라고 서민들에게도 허락했던 신랑의 단령과 사모관대, 신부의 녹원삼, 족두리에 도투락댕기는 혼례의 신랑신부의 아름다움에 한층 빛을 더한 우리의 혼례복이다.
한복이 일상복이던 시절의 혼례복의 아름다움은 혼례에 함께한 일가친척과 이웃에게 분홍빛 추억과 설레임을 주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전통혼례복이 서양의 웨딩드레스에 밀려 폐백복으로 변하고, 이제는 그마저도 생략하고 이벤트 복식으로 변해가고 있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스몰웨딩으로 바뀌면서 전통혼례도 주목 받고 있다.
최근 남원예촌한옥체험관에서는 전통한옥을 배경으로 가족단위의 스몰웨딩 수요가 늘어나면서 한옥과 어울리는 한복에 대한 신랑신부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복문화‘봄’주간을 맞아 전통혼례 참여자를 모집해 진행하는‘시집가는 날’은 남원시(시장 이환주)가 사라져 가는 전통혼례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살리기 위해 2000년부터 도입한 관광상품으로 지난해까지 전국 280여쌍의 신랑신부가 의미 있는 혼례를 체험했다.
올해에는 조선후기 관서당으로 활용된 남성재(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156호)에서 한복문화‘봄’주간을 시작으로 4~5월과 9~10월에 사전모집 된 예비부부, 다문화가정, 다시 혼례(은혼식 등)를 대상으로 혼례 체험을 진행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옛날처럼 왁자지껄한 혼례장 분위기는 만나기 어렵겠지만 봄볕이 따뜻한 한옥 담장 밖에서 혼례를 기웃거리는 마음으로 유튜브 채널‘남원와락’에서 안전한 우리 전통혼례와 혼례복의 아름다움을 만나길 기대한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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