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 운봉고원 아막성(阿莫城)에서 신라시대로 추정되는 대형 집수시설이 발견됐다.
남원시는 17일 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가 2019년 2월부터 추진한 발굴조사를 통해 아막성에서 집수지 1기와 도수로, 목주열 등의 잔존 현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발굴조사를 통해 발견된 집수지는 길이 9.5m 너비 7.1m, 최대 깊이 2.5m로 전북지역 최대 규모다.
아막성은 봉화산(919.6m)에서 남쪽으로 뻗어 내린 산줄기에 위치한 퇴뫼식 석축산성이다. 둘레 640m로 전북 동부지역에 분포하는 고대 산성 중 최대 규모다.
삼국사기에는 백제 무왕 3년(602년)과 17년(616년)에 백제가 신라의 아막성을 공격했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아막성은 철 주산지인 운봉고원을 차지하기 위해 백제와 신라가 치열하게 각축을 벌였던 역사적 장소로 알려져 있다.
발견된 집수지 주변으로는 외부 이물질이 직접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도수로가 폭 50㎝ 내외로 축조돼 있었다.도수로 일대에는 집수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구조물의 흔적인 목주열(나무기둥) 9기도 확인됐다.
집수시설 내부에서는 6세기 중반~7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신라토기, 목제유물, 동물유체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이 유물들은 아막성의 축조·운영시기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로 해석된다. 실제 기록 상 등장하는 아막성의 운영 시기와도 정확히 일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목제유물의 경우 글씨가 새겨진 목간과 목검도 포함돼 있다. 시는 목간의 글자를 판독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적외선 촬영을 시행할 계획이다. 나아가 학계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목간의 정확한 성격을 규명하고 과학적 분석방법으로 아막성의 절대 연대를 파악할 방침이다.
남원시 관계자는“이번 발굴조사 결과물은‘삼국사기’에 등장하는 아막성의 실체를 보여줄 수 있는 고고학적 증거로 보인다”며“추가 발굴 및 국가지정문화재 신청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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