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광한루원 춘향사당의 "춘향영정"이 친일화가 작품 논란에 휩싸여 60여년만에 교체 위기에 놓였다.
남원 지역 시민·종교단체들은 "춘향은 정절의 표상인데, 친일 작가의 영정을 봉안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철거를 요구해 왔다.
남원정신연구회는“1931년 암울한 일제강점기에 3·1운동 정신과 민족혼으로 춘향사당을 건립했다. 새롭게 내걸리게 될 민족화가 강주수는 조선춘향영정을 유관순같은 독립투사 모델로 해 옷을 태극의 색으로 했다. 비열한 친일작품인 일본춘향‘하루카’를 지금 당장 민족화가 춘향영정으로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남원시 관계자는 "친일화가 작품 논란에 휩싸여 있는 광한루원 춘향영정을 10월부터 여론조사와 공청회 등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진행하기로 했다." 며 "어떤 작품으로 교체해야 할지도 논의해, 연말까지는 최종 입장을 정할 계획" 이라고 설명했다.
남원시의회도 지난 25일 열린 총회에서 의원들은“지금까지 김은호 작품으로 지속했는 데 이제 와서 왜 바꾸느냐”,“아예 영정을 철수하고 안내문을 설치하자”,“지역작가들의 검증된 새 작품을 활용하자”등 다양한 의견 제시가 있었으나, 다수의 교체의견속에 공론을 모으지는 못했다. 양희재 의장도 5분발언을 통해 교체를 요구했었고, 염봉섭 의원은 "친일의 잔재가 광한루원에 잔재 한 자체가 부끄럽다." 며 "지금 당장 교체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이에, 시민단체는 즉각 반발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치더라도 우선 작품을 떼어낸 이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남원정신연구회가 8월26일, 시민주권남원행동이 8월28일, 남원산성민요연구회가 8월29일 친일화가의 춘향영정을 즉각 철거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강경식 남원정신연구원 위원장은 "남원은 왜적과 싸우다 순절한 1만여명을 모신 만인의총이 있는 고장"이라며 "단 하루도 친일 작가의 작품을 걸어둘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친일화가 작품 논란에 휩싸인 춘향사당의 "춘향 영정"을 어떻게 처리 할지는 남원시의 판단으로 넘어왔다. 빠른 결정으로 지역사회 논란의 종식을 바란다.
한편, 최초의 영정은 춘향사당이 세워졌던 1931년, 경남 진주 출신 강주수 화백이 그린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전쟁 중에 일부가 훼손됐다가, 1961년 다시 김은호 그림이 기증돼 복제품이 걸려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편, 김은호(1892~1979년)는 일본식 채색화 기법을 익혔고, 조선미술가협회의 일본화부에 참가해 전쟁 지원을 위한 친일 미술작품을 심사하는 등 태평양전쟁 기간 중 적극적인 친일파로 활동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발행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됐고,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705인 명단에도 포함됐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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