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새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이낙연 전남지사를,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서훈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를 지명했다. 첫 대통령비서실장에는 임종석 전 의원을, 경호실장에는 주영훈 전 경호실 안전본부장을 임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새 정부 첫 인선안을 발표했다.
대통령이 취임 당일 직접 인사발표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후보 시절 국민과의 소통을 중요시 여기겠다고 한 국민과의 약속을 이행하는 것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이 후보자는 전남 영광 출신으로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동아일보 기자를 거쳐 2000년 16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 4선 의원을 지냈다. 초선이었던 2001~2002년 두 차례 새천년민주당 대변인을 지냈으며, 2002년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과 노무현 당선인 대변인을 맡았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비(非)영남 출신 인사 가운데 첫 총리 후보로 염두에 둔 인사가 있다며 '호남 총리론'을 시사한바 있다. 내각 인선에 있어 통합을 강조해 온 문 대통령은 대통합·대탕평 인사의 적임자란 판단에 이 후보자를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 후보자에 대해 "언론인으로 21년, 국회의원으로 14년, 도지사로 3년을 일해 우리 사회와 국정 및 세계의 문제에 많은 식견과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국회의원 시절 합리적이고 충실한 의정활동으로 여야를 뛰어넘어 호평을 받았고, '국회를 빛낸 바른언어상' 가운데 '으뜸상' 초대 수상자로 선정됐을 만큼 기품 있는 말과 글로 유명하며 노무현대통령 취임사를 최종정리한 당사자"라고 소개했다.
초대 국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서 후보자는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때 막후 주역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대북통이다. 서울이 고향으로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에 입사한 뒤 참여정부에서 대북전략실장을 역임했고, 대북담당인 국정원 3차장까지 올랐다. 2008년3월 퇴직시까지 28년 3개월간 근무한 정통 '국정원맨'이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는 문재인 캠프의 외교안보 핵심 인력으로 선대위 안보상황 단장을 지냈다.
청와대는 서 후보자에 대해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모두 기획·협상하는 등 북한 업무에 가장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국제기구(KEDO) 근무와 미국 워싱턴 유수연구소 브루킹스를 거치면서 해외업무에도 상당한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총리와 국정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며 비서실장과 경호실장은 대통령이 지명하면 청문회 과정 없이 즉시 임명된다.
임 비서실장은 전남 장흥 출생으로 한양대 재학 시절 총학생회장과 전국대학생연합회(전대협) 의장을 지냈다. 16·17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민주화운동을 이끈 86세대의 대표주자 중 한명으로 손꼽힌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시장 캠프에서 총괄팀장을 맡은 것을 계기로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했다. 문 대통령의 삼고초려 끝에 캠프에 영입돼 선대위 후보 비서실장을 지내며 대선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청와대는 "여야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정치권 인맥을 갖고 있어 청와대와 국회 사이의 대화와 소통의 중심적 역할이 기대된다"며 "관용적이고 합리적 성품에 합리적 개혁주의자로서 민주적 절차에 의한 결정과정을 중요시해 청와대 문화를 대화와 토론, 격의 없는 소통과 탈권위 청와대 문화를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인선배경을 설명했다.
주 경호실장은 충남 금산이 고향으로 외국어대 아랍어과를 졸업했다. 1984년 경호관에 임용된 이래 보안과장, 인사과장, 경호부장, 안전본부장 등 청와대 경호실 내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한 전문 경호관이다.
민주당 선대위에서는 광화문대통령공약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청와대 이전과 그에 따른 경호 및 시설안전과 관련한 새로운 청사진을 마련해 왔다.
청와대는 "경호실 조직과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대통령의 친근한 경호, 열린 경호, 낮은 경호에 대한 이해가 누구보다 깊어 경호실 개혁을 주도할 적임자"라며 "광화문대통령시대를 맞이해 경호조직의 변화와 새로운 경호제도를 구현할 전문가"라고 인선배경을 전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청와대 민정수석에 비(非) 검찰 출신의 개혁 소장파 법학자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임명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수석에는 조현옥 이화여대 초빙교수를, 홍보수석에는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SNS본부 공동본부장인 윤영찬 전 네이버 부사장을 발탁했다. 국무조정실장에는 홍남기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을, 춘추관장에는 권혁기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수석부대변인을, 국무조정실장에는 홍남기 미래부 1차관을 임명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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