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이용호 의원

 

경찰이 함량 미달의 열영상장비(TOD)구입에 수십억원을 쓰고도 지난 5년 간 이런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이용호  의원실에 따르면 경찰청이 지난 2011년 이스라엘의 A통신장비업체와 총 33억원에 계약해 순차적으로 들여온 31대의 TOD가 환경적합성·전자기간섭 등 경찰청이 요구한 시험 규격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TOD는 적외선을 이용해 빛이 없는 곳에서도 사람·물체의 위치와 동태를 식별할 수 있는 장비로, 현재 제주도·울릉도·독도·가거도 등에 배치해 운영 중이다. 경찰청은 총 31대의 TOD 중 내구연한이 다한 20대는 차례대로 교체할 예정이다.

문제는 A업체가 경찰청에 제출한 시험 성적서의 작성자·인증자가 불분명하고 시험 절차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은 엉터리였지만 제대로 검증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해당 장비들은 열상 카메라와 레이저 거리 측정기, 주간 카메라 등 3가지 기구를 한 세트로 묶어 동시에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해야 함에도 A업체 시험 성적서들은 이를 무시한 채 각각의 기구를 따로 검증했다.

시험 평가 또한 미국의 국방 규격을 인증하는 검증된 기관이 수행해야 하지만 이 시험 성적서는 제3의 통신·장비 제조업체에서 자체적으로 작성했고 작성자가 누구인지도 정확히 명시되지 않았다. 

이용호 의원은“경찰은 지금껏 납품 받은 열영상장비들이 규격에도 못 미치는 장비임은 물론 시험 성적서 자체가 짜깁기 된 엉터리 문서들이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며 “앞으로도 총 40억원을 더 들여 20대의 장비들을 해마다 한 대씩 추가 교체할 예정인 장기 사업임에도 경찰청은 ‘경찰 내부에 전문가가 없어 답변이 어렵다’는 변명만 되풀이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제안서 기술 평가나 장비 검수시 국방 전문가를 활용하거나 조달청에 심사 평가 및 검수를 의뢰해 허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