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팔랑마을에 사는 김채옥(75) 할머니 이야기가 KBS1 TV "인간극장 - 채옥씨의 지리산 연가" 5부작으로 방송됐다.
어느덧 일흔하고도 다섯 해에 서 있는 채옥 할머니...
봄이면 진분홍 철쭉이 능선을 물들인다는 지리산 팔랑치. 그 아름다운 곳으로 가는 길목에서 팔랑 마을을 만날 수 있다.
단, 일곱 가구 사는 작은 마을에 조상들이 대대로 살던 아궁이 흙집이 유독 눈에 띈다.
지리산의 영봉과 닮은 듯 높게 솟은 억새 지붕을 한 옛집에는 올해로 일흔 다섯이 된 김채옥 할머니가 산다. 지리산이 고향인 채옥 할머니는 꽃다웠던 열여덟 살, 팔랑 마을로 시집을 왔다.
결혼 한 지 4년 만에 남편은 어린 아들을 남겨두고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채옥 할머니는 하나뿐인 아들과 먹고 살기 위해 남원 시내로 나갔고, 20년 전 다시 이곳 팔랑 마을로 돌아왔다.
바로 옆에 콘크리트 집을 두고도 200년 된 억새집이 편하다는 채옥 할머니. 가을이면 억새를 베고, 이듬해 봄에 새 억새로 지붕을 얹는 수고로움도 마다 않는다.
해가 갈수록 점점 힘에 부치는데도 억새집을 지키려고 고집을 부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향산천인 지리산 구석구석을 누비는 채옥 할머니는 마치 알프스 소녀 하이디처럼 맑고 순수하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자신의 작은 꿈을 이루기 위해 고단해도 매일 저녁 일기를 쓴다.
남편을 먼저 보낸 고향 친구들과 채옥 할머니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길고 긴 무더위를 쫓는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지리산 억새집에는 김채옥 할머니가 산다.
'인간극장'에서 방송된 전북 남원시 산내면 내령리 팔랑마을에 위치한 지리산 억새집 '채옥산방'은 지리산 신선둘레길 코스로도 유명하다. 지리산 팔랑치의 바래봉 할매집 민박은 알프스 소녀 하이디 같은 김채옥 할머니가 운영한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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