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라는 위기 앞에 놓인 서남대학교가 업친 데 덮친 격으로 내년도 의대 신입생마저 뽑을 수 없게 됐다.
교육부는 지난 18일 서남대에 2018학년도 의학전공학과 입학정원 전원(49명)에 대한 모집정지 처분을 통보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2015년 개정된‘고등교육법’에 따르면 대학 희망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되었던 의학·치의학·한의학·간호학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인증이 의무화됐다. 평가·인증을 받지 않은 경우 입학정원의 100퍼센트 범위에서 모집정지(1차 위반) 또는 해당 전공 학과, 학부 등 폐지(2차 위반) 처분이 가능하다.
앞서 지난 3월 서남대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하 의평원)의 의학교육과정 평가 결과에서 불인증 통보를 받았지만 재심을 신청하지 않은 바 있다. 이에 교육부는 학교측에 의평원에 평가를 신청해 인증을 받도록 요구했지만, 서남대는 신청기한인 지난 5월까지 평가 신청을 하지 않아 시정명령을 불이행했다.
이후 교육부는 관련법에 따라 서남대에 행정처분 사전통지와 의견제시 절차를 거쳐 2018학년도 의학전공학과 입학정원 모집정지 처분을 확정 통보했다.
최은옥 교육부 대학정책관은“‘의료법’제5조에 따라 평가·인증기관의 인증을 받지 않은 대학에 입학하는 사람은 국가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며“불인증 대학에 입학해 졸업 시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하지 못하는 불이익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올해 수시·정시모집에서 수험생들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 시·도교육청과 대입정보포털을 통해 해당 사실을 안내할 계획이다.
교육부의 이번 결정과 더불어 서남대 폐교 여부도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서남대는 설립자인 이홍하 전 이사장이 교비 약 33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이후 경영난과 신입생 충원율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근에는 교육부가 서울시립대와 삼육대가 제출한 서남대 정상화 계획안(인수안)을 반려하면서 서남대 폐교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시 교육부는 각 주체가 재정기여도 없이 의대 유치에만 주된 관심을 보였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강력한 대학구조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김상곤 부총리가 서남대 정상화 공동대책위원회’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새로운 인수자가 나오면 서남대 폐교 절차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에 몇몇 대학들이 서남대 인수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대 학교법인인 대전 기독학원 역시 '서남대 인수추진 검토위원회'를 구성하고, 서남대 인수를 위한 본격 활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한남대 관계자는 "10여년전부터 꾸준히 의대 설립을 추진해 왔으나 쉽지 않았다"며“앞으로 실무적이고 세부적인 검토를 거쳐 최종적으로 인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부총리는 종전처럼 서남대 폐교 철회 조건으로 333억원 횡령금 교비세입조치와 남원·아산캠퍼스 두 곳 모두에 대한 정상화 계획을 제시했다. 김 부총리는 "법과 원칙에 따른 엄격한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곳이 있다면 본격적인 청산 절차에 들어가기 전에 재검토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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