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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시 이환주 시장이 생활폐기물 가스화 발전시설 실용화 연구사업 관련 기자회견을하고 있다.

 

남원시의 '생활폐기물 가스화 발전시설 실용화' 연구사업이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이로써 남원시 입장에서는 투자금 66억원을 회수하는 문제 외에도 당장 내년 7월로 닥친 대산매립장 사용연한에 따른 쓰레기 대란을 어떻게 막을 지에 맞딱드리게 됐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추진 과정을 따져보니 참 어처구니가 없다. 검증도 않된 연구사업에 혈세 137억원을 쏟아부은 통큰 결정도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외국으로 시의원들과 함께 선진지 견학까지 다녀왔다니 더더욱 그러하다.


남원시는 8일 "이 사업이 단체장의 치적사업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환주 시장은 "당시로서는 최선의 방법이었다"며 "선의의 실패"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 측이 이 시설을 설치하면 2036년까지 매립 연한을 연장할 수 있다는 의견에 따라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실 이 연구사업은 시작부터 석연찮은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성격 자체가 시범적이었고, 연구사업이었다. 성공을 장담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깔고 있었던 셈이다. 가뜩이나 2012년 쓰레기 분리처리업체에 28억원을 물어준 남원시로서는 보다 신중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런데도 이 시설이 가동되면 생활폐기물 소각으로 매립장 연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홍보했다. 엄청난 비용과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매립장 건설도 최소화하고, 가스생산으로 연간 9억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까지 했다.


물론 제대로 됐을 때 얘기다. 이 시장은 이에 대해 "열악한 우리시의 재정상황을 감안할 때, 좀더 심사숙고해서 결정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환경부나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환경공단도 자유로울순 없다. 무책임하고 어설프기는 마찬가지였다. 가동이 안되는 시설을 "성공할 때까지 연구하겠다"며 시간을 끌면서 불신을 쌓아갔다. 연구사업 완료일이 지났으면 '되든 안되는' 결론을 내줘야 하는데도, 시운전만 반복하면서도 이렇다할 의견을 내지 못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성공했더라도 그 성능과 성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 핵심기술인 가스화로가 외국제품이기 때문에 준공 후 운영상의 문제점이 발생할 경우 재가동이 어렵다는 점, 남원시가 부담해야 할 운영비가 예상보다 크게 늘 수 있다는 점 등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낳았기 때문이다.


물은 엎질러 졌다. 이제는 연구개발비 66억원을 회수하는 문제, 당장 코앞에 닥친 생활쓰레기 처리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행정력을 모아야 한다는 점이다. 연구사업이라는 특성상 쉽지는 않아 보이지만,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책임소재를 가리는 것은 그 다음 문제다. <남원넷 임태용 객원기자rem423@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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