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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협창고 벽면을 가득 채운 벽화와 글>


언제부턴가 이곳저곳 마을 담장에 벽화가 그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산동네에 위치한 마을이 화려하게 채색되며 관광지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는데요. 지리산 자락에 자리 잡은 남원시에도 여러 마을에 벽화가 그려졌습니다. 그중에 시화로 시골 골목을 곱게 단장한 마을을 소개합니다.


남원시 산동면 부절마을은 시골 동네치고는 제법 규모가 큰 마을입니다. 단순하게 담장에 예쁜 그림을 채워 넣는 것과 다르게 동네 골목마다 시가 흐르는 마을이 되었습니다. 마을 어귀에 차를 놓고 느린 걸음으로 동네 한 바퀴 걸어볼까요?


농협 창고의 제법 큰 벽을 온통 가득 채운 그림 앞에 서면 눈이 시원해집니다. 마을에 들어오며 만나는 논 한가운데 있는 바위의 형상을 그대로 옮겨 놓은 그림과 벽화작업을 하신 분들의 이름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맑게 씻은 눈으로 이제 시를 하나씩 천천히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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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을 천천히 걸어야 합니다. 강물 소리와 고추잠자리가 노란 은행잎도 바라보라 하고 솔방울 가지도 잡아보라 유혹하기 때문입니다. 맑은 가을 하늘을 이곳에서는 자연을 사방에서 만납니다. 담쟁이덩굴의 장난스러운 손길이 시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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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로 펄쩍 뛰어오르는 아이와, 둥근 보름달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가을날 밝은 햇살에 홍매는 더욱 붉게 꽃잎이 물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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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무지개의 꿈은 감과 함께 더욱 달게 여물어가겠지요. 가만히 소리 내어 시 한 편을 읊어봅니다. 어쩌면 나에게서 가을의 향기를 맡을 수도 있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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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걷다 보면 벽화와 자연이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모습도 발견하게 됩니다. 가을걷이가 한창인 이즈음엔 황금빛 노을이 하늘에 들녘에 담장에 흘러넘칩니다. 부절마을은 봄이었다가 여름이었다, 가을인 곳, 때론 하얀 눈 속의 겨울 왕국이 되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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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의 햐얀 벽엔 꽃들이 피어나고, 파란 하늘 아래 모래알이 반짝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걷다 보면 어느새 꽃밭이었다가 금세 바닷가 모래밭을 거닐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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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의 그림과 시들은 건물 벽이나 담장에 거스름 없이 어울립니다. 담벼락도 시에게 넉넉한 자리를 내어 줍니다. 옹색함 없이 편안하게 서로에게 기대고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손 내밀어 마주 잡아주는 따뜻한 모습을 보는 듯해서 마음도 편안해집니다. 풀들이 자라나 시 한 자락 덮어도 그러려니 하고 눈감아 주고, 가을걷이로 세워둔 콩 다발은 오히려 그림이 되어버립니다. 담쟁이가 슬며시 내미는 넝쿨손을 누가 뭐라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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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올가을 목련꽃 잎에 흠뻑 빠져버렸네요. 아마도 저녁엔 색연필로 꽃잎을 무지개색으로 온통 칠해버리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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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서면 언제나 봄이겠지요? 바람이 불고 찬 서리 내려도 하얀 꽃잎은 여전히 향기로울 것이고, 아이들 웃음소리가 골목 안에 가득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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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시간을 멈추고 싶다면 이곳에 와서 해바라기를 해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하늘색 담장에 그림자로 선 나무와 나란히 서 있자면 어느 순간 초침소리가 멈출지도 모를 일이잖아요.


다시 발걸음 내딛는 순간 멈추었던 시곗바늘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잠시 내려놓았던 일상으로 걸어 들어가면 되는 것 아닌가요? 꿈결 같았던 휴식의 시간은 살아가는 동안 가슴속에서 따뜻함으로 나를 위로하는 힘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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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지? 무얼요! 어쩌지 못하는 것들 살며시 아이 가방에 쏙 넣어버리면 어떨까요. 그리고는 나 몰라라 멀어져도 누가 뭐라겠어요. 비우고 가볍게 걸으시길 바랄게요. 아이는 참새가, 구름이, 하늘이 달래줄 거니 걱정하지 말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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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 옆으로 춤추는 소맷자락이 휘날립니다. 한바탕 춤 같은, 출렁거리고 울렁거리는 우리들입니다. 그러나 이길 돌아서 나갈 때는 차분해진 마음으로, 걱정 근심도 비워버린 가벼움으로 가야 해요. 시와 그림으로 위로받은 우리, 한동안 평범한 일상들도 더없이 행복하지 않겠어요?


[출처] 전북여행-남원부절벽화마을|시가 흐르는 골목길이 있는 남원시 산동면 부절마을에 가다|작성자 전북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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