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인터넷뉴스 남원넷

최종편집
  • 2024-11-20 21:08



지리산에서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jpg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지리산_1.jpg

▲지리산이 잘 보이는 언덕에 예쁘게 지어진 하얀집


자식을 낳으면 서울로 보내야 한다는 것이 아직은 많은 사람들의 당연한 생각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시 시골에서의 삶을 꿈꾸게 된다. 가끔 언론매체를 통해 지리산에서의 나의 삶이 소개되면 멀리 외국의 교포들로 부터 연락이 오는 경우가 있다. 고향땅에 와서 살다 죽는 것이 남은 생의 최고 목표인데 이미 이룰 수 없는 꿈이 되고 말았다고 한탄을 한다.


행복한 삶의 기준이 나이에 따라, 시대에 따라 점점 바뀌는 듯하다. 나를 자주 찾는 많은 사람들은 지리산에서의 삶을 꿈꾼다. 이유도 다양하다. 산이 좋아서, 건강이 안 좋아서, 도시의 삶에 지처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싶어서, 우아한 전원생활을 하고 싶어서.... 저 마다 간절한 마음을 품고 이곳의 삶을 묻는다. “행복 하냐?” 고. 하여간 지금 각자의 삶에 행복을 느끼고 있지 못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지리산_2.jpg

고단한 도시에서의 삶을 잠시 내려놓고 지리산의 마을길을 걷는다.


돌이켜 보면 지금을 사는 사람들은 전쟁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6.25의 폐허에서 지금의 경제를 만들었고, 군부독재의 고통 속에서 목숨을 건 투쟁으로 부족하지만 지금의 민주화를 이루어 왔다. 지금을 사는 젊은 세대들 역시 보이지 않는 전쟁을 하고 있다. 우리 것은 절대 빼앗겨서는 안 된다. 어떻게든 외국과 싸워 벌어 와야 한다. 그래야 이 땅에 사는 모두가 지금의 삶을 유지하며 편안 할 수 있다. 이런 중압감 속에서 살아가는 어느 누가 삶의 만족과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충분히 공감이 가고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내가 살았던 도시에서의 삶도 이러했기에 나 또한 지리산에 내려와 둥지를 틀었다.



새로운 삶을 꿈꾸는 현대인들의 간절함이 귀농,귀촌의 붐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동화 되어가는 시골마을에 도시민들이 들어오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특히 지리산 주변으로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살고 싶어 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갈등들도 많이 생긴다. 외지인들이 들어와 집을 짓고 사는 것이 마을에서는 가장 큰 갈등이다. 허락 없이 마을에 들어와 집을 짓고 살려 한다는 지역민들의 걱정과 “길이 있는 땅을 사서 집짓고 살겠다는데 왜 못하게 하느냐?”라는 볼멘 항의가 여기 저기서 터져 나온다.



실제로 이런 갈등이 귀촌인 들에게는 가장 큰 어려움이다. 청운의 꿈을 품고 도회지로 나간 자식들이 그 곳에 사는 사람들에 의해 꿈을 펼칠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너무도 가슴 아픈 일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산골 마을에 들어와 간절히 원하는 삶의 꿈이 좌절 되는 것 또한 너무도 가슴 아픈 일이다. 서로의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다. 귀농,귀촌을 유치하려는 지방차치단체는 쥐꼬리 만한 자금 지원의 유혹 보다는 상호간의 공감대 형성에 노력을 기울여 갈등요소를 제거해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란 생각도 든다.


지리산_3.jpg

시골에서의 삶을 꿈꾸며 흙집을 지어본다.


얼마 전까지 지리산 실상사에는 귀농학교가 있었다. 비닐하우스로 만든 막사에서 밤이 깊도록 토론하고 막걸리 한사발로 초보농군이 의지를 불태웠던 실상사 귀농학교는 귀농.귀촌 운동의 실질적 메카였다. 아직도 지리산 북동쪽 산내, 인월, 운봉에 귀농,귀촌인들이 꾸준히 찾아드는 이유는 실상사 귀농학교의 덕이었는지도 모른다. IMF 금융 환난을 겪으며 새로운 꿈과 희망을 지리산에서 꽃피우게 했던 실상사 귀농학교가 다른 곳에서 명맥을 유지하고있다고는 하지만 그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

 

지리산은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살고 싶어 하는 곳이다. 다양한 경험과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이곳에 들어와 살며 지역에 보탬이 되면 좋겠다. 그로 인해 산골마을의 젊은이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초등학교가 폐교되지 않고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늘 들려왔으면 좋겠다. 동네 통닭집도 사라지지 않고 농군들의 참새 방앗간 역할을 계속 해줬으면 좋겠다. 도시로 나간 어르신들의 자녀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행복한 삶을 이어 갈 수 있으면 더더욱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을에 젊음이 유지되어야 한다. 마을에 잡초가 우거지면 사람이 돌아와도 살 수 없는 곳이 돼버리고 만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Copyright ⓒ 남원넷.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1. 내 마음의 고향 지리산 반야봉

    내 마음의 고향 지리산 반야봉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지리산 주능선의 한가운데 사람의 엉덩이 형상으로 우뚝 선 반야봉은 높이 1,732m의 신비로운 자태의 아름다운 봉우리다. 불가에서 반야는 깨달음의 세계를 의미한다. 반야봉이 있기에 이곳에 오면 이치...
    Date2015.12.28 By남원넷 Views8662
    Read More
  2.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16> 지리산 노고단은 할머니의 품입니다.

    지리산 노고단은 할머니의 품입니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지리산 최고봉은 천왕봉이지만 지리산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단연 노고단이다. 뱀사골 계곡에서 구례로 이어진 861번 지방도가 개설되며 성삼재까지 차가 갈 수 있는 것이 사시사철 ...
    Date2015.10.29 By남원넷 Views5874
    Read More
  3.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15> 지리산에도 정치판은 있다.

    지리산에도 정치판은 있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도시의 바쁜 일상에서 나는 정치판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나 말고도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 식견과 폭넓은 경험을 갖춘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생각을 주장해 주고 불의에 항거해 줘 조금씩이나마 세상이 ...
    Date2015.07.13 By남원넷 Views3717
    Read More
  4.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14> 젊은 여인의 영혼이 잠든 곳 지리산 만복대

    젊은 여인의 영혼이 잠든 곳 지리산 만복대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노고단에서 바래봉까지 지리산의 서북쪽으로 뻗은 능선을 지리산 서북능이라 한다. 이 서북능의 최고봉이 해발1,438m의 만복대 이다. 만복대는 이름 그대로 넉넉한 모습을 품고 있다. 동쪽...
    Date2015.06.27 By남원넷 Views4810
    Read More
  5.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13> 지리산에 살며 토종닭은 꼭 키워보고 싶었다.

    지리산에 살며 토종닭은 꼭 키워보고 싶었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시골에 살며 꼭 해야 할 일들이 있다. 그중 하나는 텃밭을 가꾸는 일이고 또 하나는 똥개 한 마리 쯤 키워보는 일이다. 도시 공간에서는 해볼 수 없는 일이기에 시골생활에서의 간절함으...
    Date2015.06.17 By남원넷 Views5097
    Read More
  6.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12> 지리산과 백두대간이 만나는 곳 고리봉

    지리산과 백두대간이 만나는 곳 고리봉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 고리봉에 올라서 바라본 지리산 천왕봉 백두산에서 시작된 백두대간 산줄기는 1,400km를 흘러내려 지리산 천왕봉에서 멈춘다. 그중 산꾼들이 종주할 수 있는 남한의 최북단 진부령에서 부터 ...
    Date2015.06.06 By남원넷 Views5398
    Read More
  7.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11> 지리산에 살며 지리산을 여행한다.

    지리산에 살며 지리산을 여행한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지리산에 들어와 삶의 둥지를 튼지 어느새 10년이 훌쩍 지나고 있다. 산속에 살림집을 짓고 나서 처음으로 하고 싶었던 일이 지리산을 폭넓게 이해하는 것이었다. 깊이있는 사진작업을 위해서도 폭...
    Date2015.05.29 By남원넷 Views5599
    Read More
  8.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10> 지리산 바래봉엔 철쭉만 있는게 아니다!

    지리산 바래봉엔 철쭉만 있는게 아니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바래봉은 지리산 북쪽 끝자락에 있는 봉우리이다. 산세가 험하지 않고 둥글며 온화한 자태를 자랑하는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이 친근감을 느끼는 지리산의 대표적인 봉우리 중 하나 이다. 1,167m...
    Date2015.05.19 By남원넷 Views4242
    Read More
  9.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9> 지리산에서도 부부싸움은 한다.

    지리산에서도 부부싸움은 한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잠시 외출을 했는데 갑자기 아내로부터 문자가 왔다. 원하면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가겠다는 내용이다. 시골에서의 삶을 아직은 힘들어 하는 아내에게 너무 짜증난 표정 짓지 마라고 투덜거린 적이 ...
    Date2015.05.13 By남원넷 Views3827
    Read More
  10.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8> - 지리산에선 잘 먹고 잘 노는 게 잘 사는 길이다.

    지리산에선 잘 먹고 잘 노는 게 잘 사는 길이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 연초록의 어린찻잎이 너무도 아름다운 녹차 밭 연초록 나뭇잎이 아기주먹처럼 귀엽게 잎을 피우기 시작한다. 신록의 가장 극적인 아름다움을 필름에 담고자 한다면 지금 여행을 떠나...
    Date2015.05.06 By남원넷 Views4819
    Read More
  11.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7> - 지리산에서 도를 닦으며 산다는 것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지리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지리산 기슭에 사는 사람들을 참으로, 무척 부러워한다. 여건만 되면 지리산에 와서 조그만 집을 짓고 늘 지리산을 바라보며 그 속에서 살겠다는 것이 그들의 공통된 희망사항이다. 나도 그랬다. 고려의 ...
    Date2015.04.27 By남원넷 Views5502
    Read More
  12.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6> - 가장 지리산다운 것이 가장 아름답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가끔 나는 사진작가로서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몇날 며칠을 짜증과 막걸리로 보내곤 한다. 20여년을 지리산 만 필름에 담아 왔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그 공허감은 더 커가기만 한다. 몇 해 전부터 여러가지 작업들을 해보고 있다. 지...
    Date2015.04.19 By남원넷 Views3613
    Read More
  13.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5> - 시집, 장가 가려면 지리산으로 와라

    시집, 장가 가려면 지리산으로 와라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함께 산행을 종종했던 여자 후배에게서 수년 만에 연락이 왔다. 결혼한다는 소식 이후 잊고 살아왔는데, 인터넷 매체를 통해 우연히 나의 소식을 접했다 한다. 젊은 날 철없이 시작한 사업에 크게 ...
    Date2015.04.13 By남원넷 Views3611
    Read More
  14.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4> - 지리산에서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

    지리산에서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지리산이 잘 보이는 언덕에 예쁘게 지어진 하얀집 자식을 낳으면 서울로 보내야 한다는 것이 아직은 많은 사람들의 당연한 생각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
    Date2015.04.06 By남원넷 Views4361
    Read More
  15.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3> - 꽃피는 봄날은 장날이다.

    꽃피는 봄날은 장날이다.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멀리 보이는 지리산 천왕봉엔 아직도 잔설이 많이 남아 있다. 산 넘어 남쪽 섬진강변은 꽃소식이 한창 이지만 내가 사는 이곳 지리산 북쪽 골짜기는 외투를 벋어 던지기가 아직은 두렵다. 하지만, 마당 양지 ...
    Date2015.03.30 By남원넷 Views3890
    Read More
  16.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2> - 지리산이 품고 있는 또 다른 보물

    지리산이 품고 있는 또 다른 보물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1,915m 지리산 천왕봉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산세가 지리산이 품고 있는 큰 보물 중 하나라면 그 속의 문화유산들과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 역시 큰 보물 들이다. 이토록 지리산이 품고 있는 각각의 수...
    Date2015.03.22 By남원넷 Views4397
    Read More
  17. 강병규의 지리산이야기<1> - “지리산” 무엇이 그리도 좋은가?

    “지리산” 무엇이 그리도 좋은가?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 도시의 삶을 버리고 지리산 자락에 스며들어 둥지를 틀은 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다. 그토록 소망했던 지리산에서의 삶이었지만 그리 녹녹하지는 안았던 것 같다. 따뜻한 품으로 온전히 안아줄 줄 알...
    Date2015.03.14 By남원넷 Views6336
    Read More
  18. 천연기념물 제424호 "지리산 천년송" 당산제, "소원을 빌어요"

    ▲지리산 뱀사골 계곡 와운(臥雲)마을에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천년송(천연기념물 제424호) 당산제에 강동원 의원과 제관들이 제를 올리고있다. 구름도 누워간다는 전북 남원시 산내면 지리산 뱀사골 계곡 와운(臥雲)마을에서 27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
    Date2015.02.27 By편집부 Views4590
    Read More
  19. 입춘 맞아 지리산을 마신다, 봄을 먹는다 - 고로쇠 채취 시작

    ▲지리산 자락의 고로쇠 수액 채취를 위해 직경 1~2㎝의 구멍을 뚫어 호스를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있다. 입춘을 맞아 기온이 올라가며 산중에도 봄이 왔음을 알리는 대표적 전령사, 지리산 자락의 고로쇠 수액 채취가 시작됐다. ▲지리산 자락의 고로쇠 수액 채...
    Date2015.02.22 By편집부 Views3736
    Read More
  20. 지리산의 선물 고로쇠 -‘골리수(骨利樹)’

    ▲고로쇠나무는 단풍나무과의 활엽수 ▲우수~경칩 수액이 으뜸 고로쇠 약수란 고로쇠나무의 수액이다. 고로쇠나무는 단풍나무과의 활엽수로. 높이 20㎙까지 자라며 5월에 연한 황록색의 꽃을 피운다. 목재는 치밀하고 단단해 잘 갈라지지 않는다. ▲고로쇠나무는 ...
    Date2015.02.19 By편집부 Views475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
X
Login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PC방, 학교, 도서관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

no_have_id

use_signup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