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경찰서 보안계장 김판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일 제68주년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북한 주민들을 향해“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시기를 바란다. 희망과 삶을 찾도록 길을 열어 놓겠다. 북한 정권의 도발과 반인륜적 통치가 종식될 수 있도록 북한 주민 여러분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북한 주민들에게 탈북을 권유하는 언급을 했다.
현재 대한민국에 입국한 탈북민은 3만여명에 이르고, 이들 대부분은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자유를 만끽하며 남한에서 새로운 사회 적응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탈북민의 생활은 녹록지 않다. 이들은 정책적 무관심과 남한 내 차별에 힘든 삶을 살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재입북하거나 제3국으로 망명하는 등 이른바 탈남(脫南)하고 있는 탈북민들도 있다.
탈북민들의 힘든 삶은 지난 8월 있었던 북한 산부인과 의사 출신 탈북민이 빌딩 유리창 청소를 하다 추락해 숨진 사건으로 언론의 조명을 받은 바 있다.
고인의 경우 현행법(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심사를 통해 북한 학력과 자격을 인정해 주도록 하고 있어 국내에서 학력 심사와 의사 면허 시험을 통과하면 다시 의사로 일을 할 수 있었지만 돈이 없었던 그는 중병에 걸린 부인과 자녀를 돌보느라 학력 심사와 의사 면허 시험을 준비할 상황이 못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실제 적잖은 탈북민이 가난에 시달리고 있다. 탈북민들은 하나원(탈북자 사회정착 지원을 위한 통일부 소속 기관) 퇴소 후 정착지원금 명목으로 1인당 500만원 정도 받지만 생활을 유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국내 입국 시 도움을 준 탈북 브로커에게 사례금도 지급해야 해,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또한, 이들은‘경제적 불평등’을 사회정착에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고 있으며, 경제력 격차로 인한 패배 의식 때문에 자살하는 탈북민이 있는가 하면,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범죄를 저지르거나 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정부의 정착지원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탈북민들이 우리 한국 사회의 구성원이 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한 사회의 탈북민에 대한 인식 개선, 탈북민 스스로 시혜대상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체성을 갖도록 하는 정책적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남원경찰서 보안계장 김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