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원경찰서 도통지구대 경사 설영미
한 유명한 여성소설가는 자신의 딸에게 보내는 수필에서 남자를 고르는 방법 중‘잘 헤어질 수 있는 남자를 만나라’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즉 이별통보에 울고불고 매달리거나 폭력을 동원하면서까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소위‘찌질한 사내’가 아닌 상대의 감정을 인정하고 쿨하게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남자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전 동거녀 피살사건에 이어 얼마 전에는 오디션 프로에 나왔던 유명 래퍼가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에게 무차별 폭행을 하여 문제가 되는 등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강력범죄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한 대권주자는 이와 관련하여 한국판 ‘클레어법’도입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하였다.
한편,‘클레어법’은 쉽게 말해‘연인공개 전과정보 공개법’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영국에서 제정한 클레어법은 남자친구에게 살해된 여성의 이름을 따 만든 법으로 데이트 폭력을 막기 위해 연인의 폭력 전과를 공개, 열람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다.
데이트폭력으로 형사입건된 피의자는 지난해에만 8,300명이 넘었다. 이중 폭행 및 상해가 약 70%로 가장 많았지만 살인이나 살인 미수 등 강력범죄도 5%가 넘었다.
경찰청은 올 2월부터 ‘데이트폭력 TF팀’을 구성하고 112시스템에 ‘데이트폭력’ 코드를 신설해 신고받은 경찰관이 출동 경찰관에게 ‘데이트폭력’사건임을 미리 알려 대비하도록 하고, 가해자에게 형사처분 여부와 상관없이 경고장을 적극 발부해 경찰이 예의 주시하고 있고 처벌될 수 있음을 인식시켜 불법행위를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형사입건하지 않고 현장에서 종결된 사건도 특별팀이 현장조치 결과를 재검토한 뒤 피해자에게 재차 전화·문자 등으로 피해자 보호제도를 상세히 안내하고 가해자에게는 전화·문자 등으로 재차 경고하거나 필요시에는 출석을 요구해 강력 경고함으로써 추가 피해를 예방하도록 하고 있다.
여성들에게 이러한 사법조치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이러한 부류의 사람을 알아보고 미리 피하는 것이다. 폭력의 전조현상이 보이거나 첫 번째 폭력이 있을 때 헤어지지 못한다면 집착의 강도는 더 세질 수 있다.
또한 성관계 동영상이나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고 이러한 수치심을 이용하므로 이를 암시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에게 이성은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욕구를 채우고 착취하는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이를 냉정하게 인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더불어 우리 사회가 폭력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관계 법령을 만들고 제도를 정비하는 것도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남원경찰서 도통지구대 경사 설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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