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의 가정폭력과 사회적 차별 경험이 사회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북한사회는 가정폭력이란 말 대신 가정불화라는 개념에 친숙해져 있어 이들에게 가정폭력이란 용어는 생소한 것이며, 과거부터 남성이 행하는 폭력으로 인한 피해자를 보고 “맞을 짓을 했으니 맞았겠지”라고 말할 정도로 폭력이 용인돼 왔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들은 과거(재북시절)에 주로 참고 살아온 경험과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참는 것 외에 다른 대처방법을 잘 모르는 게 현실이다.
대한민국에 입국한 탈북민이 3만명에 이르는 지금, 이들은 사회적 차별과 문화적 부적응, 여기에 가정폭력 등 4대 사회악 피해를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우울증과 대인기피증,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최악의 경우 자살과 재입북을 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것이 탈북민들에게 가정폭력이 어떠한 범죄이며, 피해를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어떻게 사후 관리해야 하는지를 알려야 하는 이유이며 이들을 위해 우리가 가져야할 최소한의 관심과 배려인 것이다.
경찰에서는 탈북민들의 사회정착, 가정폭력 등 4대 사회악 피해 예방과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일선에서 탈북민 정착을 지원하는 경찰관으로서 이들 스스로가 자립하고 자활할 수 있도록‘개인별 눈높이 상담․지원’과‘사회적응 동행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사회 문화․제도에 조금씩 친숙해지는 이들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끼곤 한다.
물론 오랜 기간 쌓였던 마음의 병을 몇 번의 홍보와 예방활동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무리일 것이나 탈북민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 나가는 우리의 관심과 배려가 더해진다면 탈북민들이 우리사회 구성원으로서 안정적으로 정착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들어 북한군 장교와 외교관, 외화벌이 일꾼 등 북한 내 엘리트층이 잇따라 탈북하여 대한민국에 입국하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남한사회 문화․제도적 차이로 정착에 어려움을 겪으며 힘들어하고 있는 탈북민은 없는지 살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남원경찰서 보안계장 김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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