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례없이 검찰과 감사원의 수장이 특정정당의 유력 대선후보로 떠오르고 있어 다시 한 번‘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 회자되고 있는 가운데, 남원지역 시민단체들이 "이환주 시장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 며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이 시장은 최근 당내 대선 후보 예비경선 기간에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단톡방에 올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논란에 휩싸이며, 비판의 목소리가 지역사회로 확대되고 있다.
이 시장은 당시 가까운 지인들과 단체카톡방에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지지하고 응원해 달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은 지난 3일 본인과 남원시 공무원 등 106명이 모인 단톡방에서도 "현재 당 게시판에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 선거가 게시되어 있습니다. 정세균 응원하기에 한 분도 빠짐없이 동참해 주세요"라는 글을 공유했다.
157명이 모인 '정세균응원방'에서는 같은 당 이원욱(경기 화성을) 국회의원이 "릴레이로 문자 뿌려주세요. 선거인단 많이 등록시키고 명단 알려주세요"라고 말하자 이 시장은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 시장은 정 전 총리와는 전주신흥고 선후배 사이며, 현재 민주당 남원임실순창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남원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와 관련해“이 시장의 행위가 선거법에 접촉되는 지를 검토하기 위해 현재 자료수집과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현행 공직선거법에서는 공무원이나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이나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엄연히 선출직 공직자인데, 사적인 정치에 몰두해 시정을 등한시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논란이 증폭되자 남원지역 시민단체 기후위기시민남원모임, 남원언저리교회, 상식을추구하는시민연대, 시민주권남원행동, 시민참여제도연구회 등은 지난 20일 공동성명을 통해“이환주 시장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내팽개쳤다”고 규탄했다.
단체들은“이 시장이 문자를 보낸 시기에는 남원에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해 수십개의 업소가 문을 닫아야 했을 때인데, 지역사회가 심각한 어려움에 처한 재난 상황에서 시장이 특정 후보를 위한 불법적인 선거 활동에 총력을 다하고 있었다는 것은 참으로 당황스럽고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며“이는 시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단체들은 또“현재 남원시는 춘향영정 복원문제, 행정피해자연대 항의 등 시내 곳곳에서 시청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펄럭이고, 항의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는데, 이는 시민들의 어려움은 뒷전이고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위법적인 선거 운동에나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가!”라며“시민들에게 마땅히 사과하고 위법성이 확인될 경우 그에 적합한 책임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환주 시장은“민주당원으로서 저에게 보내진 문자를 가까운 지인과 공유하는 과정에 선거법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며“나중에 관련 사항을 알고 바로 그만뒀으며, 신중치 못한 처신으로 시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렸다”고 해명하고“당내 당직을 가진 선출직으로서 정치적 상황을 모두 외면할 수 없는 것도 고충”이라며“시정과 관련해서는 처음부터 일관되게 소홀함 없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 명퇴 공직자가 시의회에서 연일 퍼포먼스 시위를 하는 남원시의 한 단면을 보여 주는 가운데, 단체 카톡방에 가입돼 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에 의문이 쏠린다. 이시장과 이들의 관계를 시민들은 궁금해 한다는 사실에 이시장의 해명이 필요하다.
당원으로서의 권리행사와 표현의 자유로 문자 메시지 몇 건 올렸다고 시정은 뒷전이라는 지적도 과한 건 사실이다.
문제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단체장의 행위다. 공직자는 그 업무나 직책상 직·간접적으로 시민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이런 권한을 이용해 정치적 중립을 해치거나 선거에 이용한다면 당연히 비판받을 일이며, 시민들에게 신뢰를 잃을 수 있다.
이환주 시장은 남은임기 동안 중앙정치에 휘말리지 말고, 남원시 발전과 남원시민들을 위해 전념해 주기 바란다. <남원넷 발행인 최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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