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 양예라
1974년 캐나다의 작은 마을 엘마이라에서 청소년 두 명이 밤에 음주 후 동네를 돌면서 칼로 주차된 차의 타이어를 찢고 도로 창문을 깨는 등 난동을 부려 22개 가구가 피해를 입은 사건으로 가해자·피해자의 참여와 대화를 통해 지역공동체의 평온과 관계회복을 유지한 대표적 회복적 정의 사례이다.
회복적 정의를 사법체계에 적용한 것을 회복적 사법이라 하는데 이 사건으로 회복적 사법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국내에서는 회복적 사법이 형사조정위원회(검찰), 화해권고제도(법원)에 나타나 있다.
잘못된 행동이 발생했을 때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통해 가해자를 바로잡는 응보적 정의와는 달리 회복적 정의란 피해자와 가해자 또는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갈등·분쟁 해결과정에 자발적·능동적으로 참여하여 피해자 또는 지역사회의 피해를 회복하고 당사자의 관계회복 및 지역사회의 평온을 추구하는 이념을 말한다.
경찰은 응보적 정의에서 벗어나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존재하는 갈등과 분쟁이 사건발생 초기 단계일수록 회복적 개입 효과가 더욱 크다는 점을 고려해, 피해자의 피해회복과 지역공동체의 통합에 중점을 두는‘회복적 경찰활동’을 작년부터 수도권 15개 관서를 중심으로 시범 운영 중에 있고 올해 하반기부터 남원을 포함하여 전국 130개 경찰서가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회복적 경찰활동은 범죄자를 입건, 수사, 송치하던 기존의 기계적인 법 집행에서 벗어나 당사자들의 동의를 전제로, 대화와 화해를 통해 사과, 재발 방지, 피해 보상 등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해내어 공동체의 안전과 평온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우리 경찰은 사건이나 분쟁이 발생했을 때, 단지 범인을 검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가해자와 피해자의 동의를 전제로 두 당사자가 대화하여 해결할 수 있도록 회복적 대화 모임을 제공하고 있다.
회복적 대화 모임은 민간 대화 전문가의 주재로 진행되며, 경찰관과 가해자·피해자 및 그들의 가족이나 이웃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피해회복, 관계 개선, 재발 방지 등을 논의하게 된다.
회복적 대화를 통해 서로 오해를 풀고 화해를 하였다면, 그 결과가 보고서 형태로 수사자료에 첨부되어 재판에서 양형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고, 경미한 사건이라면 경찰 단계에서 즉결심판 청구나 훈방 등으로 조치 될 수 있다.
특히, 학교폭력, 층간소음, 절도, 폭행 등의 영역에서 회복적 경찰활동을 하여 당사자 간에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고, 관계를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검찰, 법원에서 실현한 회복적 사법을 경찰단계에서도 회복적 경찰활동을 통해 처벌 중심으로 하는 수사의 한계를 보완하고, 당사자 간의 대화를 통해 가해자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잘못을 구할 수 있도록 하여 피해자 중심인 회복적 경찰활동이 잘 정착되길 기원한다. <남원경찰서 청문감사관실 경사 양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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